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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성 산소를 통제하여 건강을 지키자!
건강을 유지하면서 오래 살기를 원하는 마음은 모든 사람의 한결같은 소망이며 바램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젊어서 건장하고 왕성한 활력을 지녔던 분들도 나이가 들면서 노화와 질병으로 고통받고 활기를 잃으며 나아가 죽음에 이르는 모습을 보노라면 ‘세월 앞에 장사 없다’라는 말을 실감하면서 나이가 들수록 젊음에 대한 부러움도 커지게 마련이다.
나이가 들어도 젊은이 못지 않은 건강과 활기를 유지할 수는 없을까? 노화를 막지는 못하더라도 노화의 진행 속도를 최대한 늦추고 노인성 질환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는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까? 전세계 의학계는 이러한 인류의 공통된 염원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오래 전부터 집중적인 연구를 하여 왔으며, 특히 장수의학과 항노화의학을 중심으로 노화의 원인과 작동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여러 가지 의미있는 노화학설이 제시되고 있다.
불안정한 형태의 산소가 우리 몸의 여러 부위를 손상(산화)시켜 결과적으로 혈관, 세포, 유전자의 변형이나 약화를 초래함으로써 노화를 유발한다는 활성산소설(Oxygen Free Radical Theory)은 노화의 원인을 설명하는 여러 이론 중 비교적 임상적 실증을 구체화하여 폭넓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대표적 학설이다.
잘 아는 바와 같이 공기 중의 산소는 원래 안정된 분자 상태로서 우리 몸이 호흡을 하고 섭취한 음식물을 에너지화하는 대사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생명의 필수인자이다. 그런데 흡입된 산소가 세포 속의 미토콘드리아에서 영양분과 결합하여 에너지로 바뀌는 대사 과정에서 다 쓰이지 못하고 일부가 남아 지나치게 활성화되어 불안정하고 반응성이 매우 강한 형태로 존재하면서 우리 몸에 상당한 해악을 미치게 되는데 이를 활성산소라고 한다.
의학계에서는 활성산소를 인체의 배기가스로 부르고 있을 만큼 활성산소가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은 대단히 심각한 수준으로, 노화는 물론 암 등 현대인의 질병 중 90%가 활성산소의 과잉 발생과 관련이 있다고 지목하고 있다. 물론 활성산소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며, 적절한 양의 활성산소는 세포 간의 신호 전달과 침입한 세균을 죽이는 면역 작용 등 순기능을 제공하기도 한다.
활성산소가 우리 몸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원리를 간단히 살펴보자. 화학에서 라디칼(활성)은 쌍을 이루지 못한 전자를 포함하는 원자, 이온, 분자를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전자는 쌍으로 존재하려는 경향이 커서 쌍을 이루지 못한 활성산소는 주변의 다른 물질로부터 전자를 빼앗아 안정화 하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주변에 있는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기타 필수 물질이 산화되어 세포와 조직에 손상을 입게 되는데, 이를 산화 스트레스라고 한다.
한편, 신비한 우리의 인체는 이러한 활성산소의 공격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생화학적 방어체제를 갖추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항산화 방어체제(Anti-Oxidant Defence System)이다. 항산화 방어체제는 인체의 정상적인 대사 과정에서 산소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하고, 활성산소에 의한 인체의 손상을 막아내기 위해 활성산소를 없애는 두 가지의 기능을 갖고 있다. 항산화 능력이란 방어체제를 통해서 인체가 산화 스트레스가 되지 않도록 방어하는 능력의 크기로, 크게 카탈라아제, 글루타티온 과산화효소 등과 같이 체내에서 합성이 가능한 ‘효소’와 비타민 A, C, E 등과 같이 식품 등을 통해 흡수하여야 하는 ‘항산화제’를 합하여 그 능력이 결정된다. 개개인의 항산화 능력은 각자의 건강 상태와 생활 습관, 환경적 요인 등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으며, 활성산소의 발생이 많을 경우와 항산화 능력이 낮을 경우 산화 스트레스로 인해 건강을 위협받게 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하겠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의 Huber R. Warner 박사는 ‘노화는 환경이 인간에 주는 재앙과 인간이 지닌 유전적 특성인자가 상호 작용하는 복잡한 현상’이라고 정의한 바 있으며, 노화의 원인을 활성산소로 규정하고 있는 장수학자들은 체내에서 활성산소를 적게 생성하는 사람일수록 수명이 길고, 항산화 능력이 향상되면 노화를 지연시켜 최소 수년 이상의 생명 연장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화의 원인과 방지 방법을 명확히 규명한 확정적인 학설은 아직 없지만, 20세기 중반 미국의 과학자 레베카 거쉬만 등이 활성산소의 유해성을 주장한 이래 진행된 다양한 연구와 입증을 통해 체내에 과잉 생성된 활성산소가 개인의 항산화 방어체제 하에서 적절히 통제되지 못할 경우 다양한 질병과 노화의 위협이 가속화된다는 점에 대하여는 이견이 거의 없어 보인다. 우리 국민 모두가 활성산소의 과잉을 통제하여 젊음과 건강을 유지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 본다.
작성자 : 김철웅 병원장